순조 임금의 외삼촌이자 이조판서였던
박종경은 당대 최고의 권력가였습니다.
임상옥은 그와 담판을 지어 인삼
교역권을 따냈는데,
두 사람이 주고받았던 대화가 걸작입니다.
"숭례문에 하루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이 몇 명인가?"
박종경의 황당한 질문에 임상옥이 답했습니다.
"'이가(利哥)'와 '해가(害哥)' 단 두 사람입니다.
숭례문을 드나드는 사람이 몇백이건 몇천이건
대감께 이익(利)이 되는 자와 해(害)가 되는 자
두 종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로운 사람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뉘는데
- 첫째는 정직한 사람이요,
- 둘째는 성실한 사람이요,
- 셋째는 박학다문(博學多聞)한 사람입니다.
해로운 사람 역시 세 종류가 있는데
- 첫째는 정직하지 못한 자요,
- 둘째는 신용이 없어 간사한 자요,
- 셋째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박종경은 크게 웃은 후
임상옥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그대는 둘 중 어느 쪽인가?"
"소인은 심가(心哥)이옵니다.
이해를 떠나 대감의 마음을
얻고자 합니다."
결국 임상옥은 인삼 교역권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 둘의 관계는 평생
이어졌습니다.
임상옥이 단지 교역권을 얻기
위해 입에 발린 소리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그는 '상즉인(商卽人)',
풀이하면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200년이 지난 지금도 곱씹어
볼 만한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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